서울시 외국인근로자용 발간
허가받은 外人 중 3.3% 산재
국내 전 산업 재해 비율의 6배
보호구·위험장비 등 73건 수록
통·번역 없이도 쉽게 이해 가능
▲서울시가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만든 안전교육 자료.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왼쪽)와 지켰을 때의 상황을 그림으로 비교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하는 외국인 건설 노동자를 위해 통·번역이 필요 없는 그림책(Silent Book)으로 안전교육 자료를 만들었다. 안전수칙을 쉽게 전달해 안전사고를 예방한다는 목표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발주 80여개 공공건설 현장 노동자 5명 중 1명(18%)은 외국인이다.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필리핀 등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 705명이 일하고 있다.
최근 건설현장 노동자 중 외국인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세종시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작업 발판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러시아 국적 20대 노동자가 3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허가제 외국인 노동자는 22만3058명으로, 이 중 7315명(3.3%)이 산업재해 사고를 당했다. 지난해 전산업 산업재해 사고 비율(0.58%)보다 6배가량 높은 수치다. 산업재해 사고로 지난해 외국인 노동자 104명이 사망하는 등 매년 100여명이 숨지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다수가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고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고의 80%는 건설·제조업에서 발생한다. 서울시는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안전수칙 등을 제대로 몰라 벌어지는 사고가 많다고 보고 안전교육 자료 그림책을 만들었다. 자료는 안전 전문가와 건설현장 외국인 노동자의 의견을 종합해 제작됐다. 자료에는 서울시가 건설현장 근로자 보호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만든 노동자보호 기본사항 10대 항목을 포함해 5대 분야(보호구·가시설·위험기구·건설장비·시민안전) 총 73건의 안전수칙이 수록됐다. 서울시의 노동자보호 기본사항은 △작업원 안전모 착용 △고소작업자 안전대 착용 및 안전대 고리 체결 △버팀보, 작업통로 등 상단에 자재적치 금지 △용접 또는 절단 등 작업 시 불꽃 비산방지 조치 및 소화기 비치 등이다. 자료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하기 쉬운 안전사고를 안전수칙 준수 여부 상황으로 비교해 근로자들의 경각심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한글 없이 그림으로 위험상황을 설명해 한글을 모르는 누구나 안전수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료는 작고 가벼운 사이즈(17.2㎝×10.2㎝)의 수첩으로 제작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 서울시 건설 알림이 안전자료방에서 전자파일(PDF)을 다운받으면 모바일로 볼 수 있다. 박상돈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언어장벽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전 가이드라인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근로환경을 개선해 건설현장 안전사고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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