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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뜰 연재 4] 한국에 정착하는 이주노동자, 그 가족들 이야기


[화성문화원 '문화의뜰' 통권 86호 원고]


한국에 정착하는 이주노동자, 그 가족들 이야기

이 용 근 (사단법인 더큰이웃아시아 상임이사)


지난 달 행정안전부에서 “2018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8년 11월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 수가 205만4천621명으로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비율로도 국내 총 인구의 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에 비해 10.4%가 늘었다.

화성시의 외국인주민 인구는 더 빨리 늘었다. 2018년 11월 기준 화성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 수는 5만9천278명으로, 전체 주민의 7.6%에 이른다. 2017년에 비해 한 해만에 무려 14.2%가 늘었다.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안산시와 수원시에 이어 3번째로 많고, 이주노동자의 수는 단연 전국 1위다.


○ 이민정책 본격화로 인한 이주민 구성의 다각화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 노동력 부족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이민정책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국가정책이 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선별 이민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즉, 지금까지 시한부 체류를 허용하던 고용허가제 비전문 취업 비자(E-9/H-2)의 이주노동자들 중 숙련기능공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정주를 허용하는 전문적인 취업 비자(E-7/F-2/F-4)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처럼 전문 취업비자로 바꾼 이주노동자들은 가족을 초청할 수 있어서 요즘 이주노동자의 부인과 자녀 등 동반 가족들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 그 전에 국제결혼이주가정(이른바 ‘다문화가정’) 중심에서 노동이주가정(이른바 ‘외국인가정’)으로까지 우리나라 이주민 가족의 구성이 다각화하고 있다.

이주민 가족의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다문화가족지원법 지원대상의 사각지대가 많아지고 있다. 전문 취업비자로 바꾼 숙련 기능공들은 대부분 귀화를 원한다. 이들은 국적 취득을 위해 넘어야 할 어려운 1차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해서 머지 않아 국적을 취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적 취득까지 몇 년의 소요 기간동안 일시적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가정 사례연구


이주노동자가 전국 1위인 화성시는 외국인가정이 늘어날 가능성도 어느 도시보다 크다는 점에서, 귀화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가정 이주여성과 자녀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회적 안전망 형성이 시급하다.

이에 화성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여성·다문화분과는 외국인가정 구성원들의 복지 욕구를 파악하여 향후 정책 마련의 기초로 삼기 위해 지난 8월 외국인가정 14가구를 대상으로 ‘외국인가정 사례연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화성시 외국인가정의 복지 욕구에 대한 정책 토론회'를 지난 11월 7일 가졌다.



지금까지의 조사·연구가 주로 이주노동자 본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번에 가진 외국인가정 사례연구는 이주노동자의 동반 가족인 이주노동자 아내와 자녀들에 주로 초점 맞춰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서 거의 최초 연구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 이주노동자 아내의 삶


남편과 살고싶어 한국 왔으나... 남편이 너무 바빠 심심하고 남편 안쓰러워... 기회만 주어지면 한국에 계속 살고싶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외국인가정의 여성들은 모두 ‘남편과 함께 살고 싶어서’ 또는 ‘남편의 생각을 따라서’ 한국에 입국했다고 응답했다. 한국 입국 후 이주노동자의 배우자로서의 일상 생활은 대부분 ‘심심함, 답답함’과 같은 불만과, ‘일하고 싶은(돈 벌고 싶은) 욕구’로 요약된다. 대부분의 이주노동자 동반 배우자는 F-3 비자로 취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향에서는 가족이 같이 살아서 안심심한데 한국에서는 혼자 살아서 심심해요. 어디 놀러갈 수 없어요. 한국말 못해서 못가요.”

“같이 일하고 싶어요. 집에서 계속 있으면서 바깥에 가지도 못하고 혼자서 매일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 생길 것 같아요.”

“하고 싶은데 일을 못해요. 돈벌고 싶은데 집에서 애기만 보고 음식만 만들어서 심심해요. 남편 혼자 돈 벌고 있는데, 돈 같이 벌고 싶어요.”



이주노동자 아내들의 남편에 대한 심정으로는 ‘너무 바빠서 함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과 ‘혼자 돈 버느라 고생하는 남편에 대한 안쓰러움’을 동시에 표현해주었다. 남편과 함께하기 위해 한국으로 이주해왔지만, 정작 직장생활과 비자 연장 등을 위해 바쁜 남편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매우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여기서 남편이 근무시간 외에 참여하는 자율방범대와 같은 봉사활동은 외국인의 비자변경과 유지 등에 유리한 점수를 얻기 위한 활동이다.



“제일 큰 문제가 신랑이 계속 일하잖아요. 쉬는 날에는 자율방범대에서 봉사하고 해서 일요일에도 놀지 못하고 저녁 8시, 9시까지 봉사하는 것이 제일 힘들어요.”

“주말에도 일하는 거와 봉사한다고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요.”



특히 대부분의 외국인가정들이 한국 거주와 자녀양육 등으로 경제적 부담을 호소했는데, 이러한 현실에서 남편 혼자 소득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 학비(보육료)를 많이 받아요. 2명이면 80만원이에요. 그래서 남편 혼자 벌어선 감당할 수 없어요. 그래서 일하고 싶어요.”

“일할 수 있으면 일하고 싶어요. 신랑 혼자 일하면 돈버는 것 힘들어요. 신랑 혼자 번 돈으로 가족 다 같이 사는 것 힘들어요”



한국생활과 관련된 미래 계획에 대해서는 ‘한국에 완전히 정착하고 싶다’는 의견과 ‘다시 고향이나 다른 나라로 가겠다’는 의견, ‘아직까지 생각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모두 존재했다.

그 중 귀화, 영주권 취득, 비자 갱신 등을 통해 한국 정착이 가능한 조건만 충족된다면 한국에서 계속 일할 뿐 아니라 자녀들도 함께 한국에 정착해서 살고 싶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에 E-9 비자로 들어왔으니까, E-9 비자로는 10년밖에 한국에 못살잖아요. 그래서 한국에 살기 위해서 (사회통합프로그램) 공부했어요. 비자 변경했어요. 한국이 너무 좋아서 오래 살고 싶어서 변경했어요. 더 오랫동안 살 수 있는 비자로 변경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 키우는게 더 좋아지면 아이랑 부인과 함께 한국에 더 오래 살고 싶어요.”

“비자를 바꿔서 계속 있고 싶어요. 현재 사회통합프로그램 진행하고 있으니, 모두 마친 후에 F-2비자로 변경하고 싶어요. 할 수 있다면 영주권까지 취득하고 싶어요.”

“귀화신청을 했어요. 작년에 신청했어요. 귀화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가족들과 여기서 계속 살고 싶어요.”


○ 외국인가정 엄마로서의 삶과 자녀 양육


자녀 양육 비용 문제로 자녀 모국에 보내는 경우 많아... 출산·육아·교육 과정에서 느끼는 고립감과 경제적 부담감 해소 시급해...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인한 차별 느끼지 않도록 다문화 수용성 키워야...


이번 조사에서 우리는 이주노동자의 아내들이 느끼는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한 부담감과 욕구,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

자녀 출산과 양육, 교육 등과 관련된 현재의 상황은 ‘자녀와 동거하며 한국에서 양육 중’인 경우와, ‘자녀와 별거하며 모국에서 조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 그리고 ‘한국과 모국을 오가며 불안정하게 양육’하는 경우가 혼재되어 있었다.



“아이는 3살, 7개월, 두명이에요. 큰아이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나서 한국에 온거고, 둘째는 한국에서 태어났어요. ... 둘다 어린이집은 지금 안다니고 있고, 알아보고 있어요. 월 30만원이라서 비싸서 다음에 보내려고 해요.” (자녀와 동거, 한국에서 양육 중)

“부인은 딸 때문에 3~4개월 방글라데시에 갔다 올거에요. 딸은 지금 방글라데시에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키워주고 계세요.” (자녀와 별거, 모국에서 조부모 양육)

“아들만 4명이에요. 큰아이는 18살, 14살, 12살, 6살입니다. 큰아이들 2명은 파키스탄에서 지내고, 작은아이들 2명은 한국에서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큰아이들은 할머니와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과 모국 양육 혼재)


외국인가정에서 자녀와 함께 지내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로 교육과 관련된 어려움 때문이거나, 비용의 문제, 주거 공간의 문제 등이었다.



“지난달 데려와서 지내다가 애기가 불편해해서 다시 베트남에 돌아갔어요. 숙소가 좁아서 불편했어요.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으니까, 아기가 생활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어서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갔어요.”

“데리고 와도 학교 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저도 일을 하면 좀 걱정이 덜할텐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걱정이 되요. 딸은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이라서 비용문제와 언어문제가 걱정이 되요.”

“한국에서는 혼자 일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워요. 그 월급으로는 한국에서 아이까지 함께 살기는 어려워요.”



외국인가정이 한국에서 자녀를 양육하며 느끼는 어려움으로는 도와주는 가족이나 주변인 없이 혼자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면서 느끼는 고립감이나, 경제적 부담감이 많았다.



“아이 낳을 때 혼자 있었어요. 가족들이 한명도 없었어요. 그때 첫째도 함께 병원에 있었어요. 한국말도 못하고 영어만 할 수 있어서 힘들었어요. 그때 조금 울었어요. 병원에서 아이가 20일 지내는 동안 혼자 있어야 했던 것이 힘들었어요.”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 안되어서 아이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남편이 주말밖에 시간이 없는데 병원이 주말엔 문을 안여는데, 혼자서 평일에 버스타고 다닐 수도 없어요. 그러면 남편이 회사에서 낮에 잠깐 나와야 하는데 그건 어려워요. 남편이 월차를 쓰고 가는 수밖에 없어요. 그게 힘들어요.”



그래서 외국인가정에서 자녀양육과 관련해 호소하는 욕구로는 아동수당과 같이 어린이집이나 자녀 보육 비용 지원이 제공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컸다. 한국의 출산, 산후조리, 보육과 교육 비용이 혼자 일하는 아빠의 월급으로는 부담이 큰 상황이었고, 이러한 문제로 인해 자녀들을 한국에 동반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었다.



“제일 큰 문제는 산후조리도 있고,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아이를 돌봐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나라에서 한국사람 식으로 지원이 조금 나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해요.”

“외국인도 한국사람하고 똑같이 내고 있어요. 우리도 세금을 내는데, 우리 아이들도 한국사람처럼 교육지원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월급이 적기 때문에 교육비(보육비)가 부담이에요. 한국아이들처럼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또한, 많지는 않았지만 일부 가족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자녀가 차별을 받았거나, 혹은 자녀들이 차별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언어나 문화적 차이로 자녀가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할 것에 대한 우려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아이가 한국에 오게 되면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인지 걱정스러워요. 아이가 한국에 만약에 오게 되면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잖아요. 외국인과 한국인 아이가 함께 있을 때 차별을 받을까봐 걱정스러워요, 아이는 제일 약한데, 차별을 받으면 아이 심리가 걱정스러워요.”

“몇 번 들어보니,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말이 안통해서 혼자만 논다고 들었어요.”

“제가 걱정있어요. 아이가 외국인이잖아요. 한국친구들이 ‘너 외국인이잖아, 너랑 같이 안놀아’ 할까봐 걱정이 많아요.”



특히 자녀의 미래와 관련해서 부모의 체류 연장이나 영주권 취득, 귀화 여부 등이 불확실한 상황이 자녀의 교육이나 모국으로의 복귀를 둘러싼 염려들로 나타나기도 했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하다가 모국으로 복귀하게 될 경우 언어나 문화적 적응, 차별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우려들이었다.



“걱정 많아요. 아이가 커서 만약에 국적을 못 받으면 아이가 베트남 가서 공부 어떻게 해요. 그래서 반드시 국적 받아야 해요. 지금 한국말 다 배웠잖아요. 그런데 베트남 가서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 어떻게 해요.”

“아이가 한국에서 공부했어요.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아무리 국적을 취득한다고 해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 때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나요? 못한다면 파키스탄 사람도 아니고 한국 사람도 아닌 상태로 어디서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아니면 남편처럼 공장에서 노동만 해야하는건지 걱정이에요. 지금은 부모 상황 때문에 아이들이 여기서 같이 살아요. 부모 때문에 한국에서 살게 되었을 때 나중에 아이가 커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면 그건 부모들 때문에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에요.”


○ 외국인 여성 당사자의 삶

육아와 가사로 인해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독립적 일상에 제약... 한국인들의 도움엔 긍정적... 앞서 정착한 모국 동포의 멘토 역할 중요해...


이번 조사 참여자들은 이주노동자의 아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주민 여성 당사자의 입장에서도 일상의 삶과 장래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현실은 육아와 가사로 인해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독립적 일상에 제약이 컸다. 주체적 활동이 어려운 원인에는 언어의 제약과 교통접근성 부족이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친구들 없어서 심심해요. 친구들은 수원에 살고 있어서 주말에만 만날 수 있어요. 버스 타고 혼자 이동할 수 없어요.”

“고향에서 한국말 공부했어요. 아시아다문화센터에서도 3단계 다니다가 임신해서 아이 때문에 중지했어요. 아이 학교 보내면 다시 공부할거에요.”

“한국말 알고 나면 일하고 싶어요. 영어학원 선생님 하고 싶어요. 비자문제로 지금은 일할 수 없어요.”

“앞으로는 아기가 크고 나면 뷰티샵을 해보고 싶어요. 파키스탄에서도 원래 뷰티샵을 했었어요.”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주변의 한국인들이 친절하고 필요한 도움을 잘 주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주로 직장 상사(사장님)나 동료, 지역 주민들, 그리고 이주민 지원 기관·단체 등을 통해 도움을 받는다고 답변했다.



“회사 사장님이 아들 이상으로 생각해서 같이 살고 있어요. 가족처럼 살고 있어서 문제가 없어요. 사장님 가족들이 다같이 방글라데시 집에 갔다 왔어요. 가족처럼 생각해요. 어떤 문제 생기면 사장님이 바로 도와줘요.”

“예전에 김포 사는 삼촌집에 가기로 했어요. 한국에 들어온지 3개월밖에 안되었어요. 어떻게 가야하는지 몰라서 한국사람한테 물어봤어요. 그때 같이 지하철에 타서 버스정류장까지 같이 가줬어요. 그래서 그때 생각했어요. 한국사람들 마음이 좋다고.”

“집근처 한국 아줌마들과 잘 지내요. 말 안통해도 아줌마들끼리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요.”

“한국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 남편 회사 사장님과 동료직원들한테 도움을 받습니다. 외국인복지센터에서도 도움받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외국인가정이 어려움을 해결하는 가장 큰 통로는 먼저 이민 온 같은 나라 동포들이었다.


“비자변경 등을 물어봐서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혼자 못하잖아요. 친구한테 물어봐서 하면 되요. 이렇게 공부하거나 서류내는 것들도 여기 형님한테 물어보는 것처럼 할 수 있어요.”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는 지내고 있어요. 사업장 변경하는 기간에 거주할 수 있는 숙소가 없잖아요. 그때 집에서 머물게 하기도 하고 돈이 없다고 하면 돈을 빌려주기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외국인가정 이주여성들은 취업이 안되는 제약을 고려해서 같은 나라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함께 자녀를 키우는 일을 하고싶어 하는 욕구도 일부 있었다. 이처럼 외국인가정 1세대가 형성되고 있는 지금 시기에 이주노동자 부인인 이주여성들 중에서 멘토 그룹을 형성하게 된다면 이후 늘어날 외국인가정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부인들은 집에만 있으니까 그 부인들이 모여서 방글라데시 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본인 나라 언어와 문화를 가르쳐 주는 방과후 교실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30분이라도 공부하면 좋고, 또 드는 생각은 그런 것을 하면 외국인 일자리도 생긴다고 생각해요.”


○ 결론과 제언

미래의 한국을 함께 이끌고 갈 예비 한국인들을 위한 적극적 포용정책 절실해... 당장 외국인가정 자녀들의 보육료 지원부터 서둘러야...


이번 조사연구에서 결론적으로, 이주노동자의 여성 배우자들이 처한 현실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아래와 같은 정책적 방향이 제시되었다.


자녀에 대한 한국 정착 지원 : 실태 및 수요조사, 보육료 지원, 공동 보육 체계 마련, 교육 지원 확대, 차별금지 인식개선 활동, 아동의 성장 기간 동안 체류 안정성 강화 동반이민 가족 적응 지원 프로그램 마련 : 실태 및 수요조사, 한국어 및 한국사회 적응 교육, 적응지원 멘토링과 네트워크 마련, 영주권 및 귀화 희망자에 대한 역량 강화 지원, 이주민 가정 사례관리 지원, 종합적인 가족 지원 체계 구축 운영 정책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 :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들의 적극적 발굴과 사회참여, 사회통합 촉진 △ 마지막으로, 미래의 한국을 함께 이끌고 갈 예비 한국인들을 위한 적극적 포용(inclusive) 정책의 마련으로, 한국인이 되는 과정이 긍정적 경험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법 제도의 개선과, 지방분권 시대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


이번 조사연구의 책임연구자인 한신대학교 남세현 교수는 정책토론회에서 “이미 한국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모범적인 한국인이 되려고 애쓰고 계신 그 분들이 한국인이 될 때까지의 경험과 기억이 따뜻하고 좋았던 것들이라면 그 분들이 한국인이 되고 난 이후에 우리 한국사회가 같이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 세대가 나이가 들어서 부양을 받아야 될 때, 한국 아이들이 자라서 내는 세금만으로는 모자랄 것이기에 어차피 이주민들과 이주민 자녀들이 내는 세금 덕분에 우리가 노인복지를 받아야 될텐데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외국인가정의 기억이 좋은 기억이 되도록 잘 해줘야 하지 않는가” 반문했다. 이 주제발표에 대해 김포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 최영일 센터장은 “외국인가정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외국인가정의 복지를 온전히 회사에만 떠넘기는 정부의 외국인력정책에 따른 문제”라고 전제한 뒤, “장차 영주권 내지 국적을 취득할 가능성이 높은 전문인력 자녀들과 동포에 대한 지원을 위해 지역사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에 만들어진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국제결혼이주가정(다문화가정)에 대해서는 다양한 지원이 있지만, 노동이주가정(외국인가정)은 국적 취득까지 상당한 기간동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현실을 이번 조사연구를 통해 잘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부의 통계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자녀에 비해 외국인가정 자녀는 2.5배 빨리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외국인가정 자녀들은 미래에 한국 국민으로 살아갈 아이들인데, 현재 한국 국적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에서 제외되어 있다. 결국 훨씬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미래로 떠넘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다양해지는 이주민들의 유형과 상태에 맞도록 이주민 자녀들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다각화되어야 한다. 특히 영유아 보육시스템에서부터 외국인가정 자녀들에게 문턱을 낮추어 당장 보육료 지원부터 서둘러서 미래의 한국인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일을 이주노동자가 가장 많은 화성시에서부터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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